안녕하세요.
50대 건강 멘토 소구리입니다.
아침마다 커다란 알약 한 알을 삼키며 오늘치 뼈 관리를 끝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알약 속 숫자와 몸속으로 실제 들어가는 숫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방법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1. 몸이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장에는 칼슘을 안으로 실어 나르는 통로가 있는데, 이 통로의 개수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이 들어오면 통로가 포화되어 나머지는 그대로 지나쳐 버립니다. 연구자들이 말하는 한 번의 한계치는 대략 500mg 선입니다.
그러니 1000mg짜리 한 알을 아침에 털어 넣는 것보다, 500mg씩 아침저녁으로 나누는 편이 실제 몸에 남는 양이 더 많습니다. 같은 값을 치르고 두 배를 얻는 셈입니다.
2. 그런데 얼마나 먹어야 하는 걸까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쉰을 넘긴 분들에게 하루 700~800mg 정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폐경을 지난 여성은 뼈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위쪽 숫자에 맞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전국 단위 조사에서 우리 국민이 하루에 먹는 칼슘 양은 필요량의 3분의 2를 겨우 넘기는 수준입니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에서 모자람이 두드러집니다. 대충 하루 250mg 안팎이 매일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넘치게 넣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하루 2000mg을 넘기기 시작하면 변이 굳고, 콩팥에 돌이 생기고, 혈관 벽에 석회가 끼는 문제가 보고됩니다. 비어 있는 만큼만 메운다는 마음이 가장 안전합니다.
3. 알약보다 밥상이 앞서야 하는 이유
음식 속 칼슘은 단백질, 마그네슘, 비타민K 같은 짝들과 함께 들어옵니다. 뼈를 짓는 일은 칼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하는 공사이기 때문에, 이 짝들이 함께 있을 때 공사가 훨씬 매끄럽게 진행됩니다.
숫자로 보여 드리면 이렇습니다. 흰 우유 한 잔이면 220mg 언저리, 떠먹는 요구르트 하나에 150mg 남짓, 슬라이스 치즈 한 장에 130mg 정도입니다. 아침 한 끼에 우유 한 잔만 더해도 하루 필요량의 4분의 1이 채워집니다.
4. 우유가 불편하신 분들께
배가 부글거려 우유를 끊으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유당을 미리 분해해 놓은 제품을 고르시거나, 발효를 거친 요구르트와 치즈로 방향을 트시면 대개 편안합니다.
유제품을 아예 피해야 한다면 바다와 밭에서 찾으시면 됩니다. 국물용 멸치 한 숟갈에 90mg, 통조림 정어리 100g에 200mg이 넘게 들어 있습니다. 두부 100g에도 150mg가량이 담겨 있고, 케일이나 청경채 같은 잎채소는 흡수율까지 좋은 편입니다.
다만 시금치는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칼슘이 많이 들어 있기는 한데 옥살산이라는 성분이 손을 붙잡아 버려 몸속으로 잘 들어가지 못합니다.
5. 넣는 것보다 새는 것을 막는 일
짠 음식은 뼈에서 칼슘을 끌어내 소변으로 흘려보냅니다. 소금 한 티스푼을 더 먹을 때마다 칼슘 수십 밀리그램이 함께 빠져나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라면 국물 반만 남겨도 영양제 한 알 값을 하는 셈이지요.
담배는 뼈를 만드는 세포의 일손을 직접 줄여 놓고, 술은 흡수를 가로막습니다. 커피는 지나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고, 두어 잔 드시면서 우유를 곁들이면 상쇄가 됩니다.
고기를 너무 적게 드시는 것도 문제입니다. 뼈는 시멘트만으로 된 벽이 아니라 철근이 들어간 구조물이고, 그 철근에 해당하는 것이 단백질입니다. 철근 없이 시멘트만 부으면 벽은 세워지지 않습니다.
6. 알약을 고르실 때
병에 적힌 글씨를 한 번만 들여다보십시오. 탄산칼슘이라고 되어 있으면 위산의 도움을 받아야 녹으므로 식사 직후에 삼키셔야 합니다. 구연산칼슘은 위산과 무관하게 흡수되니, 속쓰림 약을 함께 드시거나 위 수술을 받으신 분께 맞습니다.
그리고 비타민D가 함께 들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이 둘은 따로 다니면 힘을 절반밖에 못 씁니다.
7. 다른 약과 겹치면 서로를 방해합니다
이 부분은 의외로 놓치기 쉬운 대목입니다. 갑상선 약을 아침에 드시는 분이 그 자리에서 칼슘까지 같이 삼키면, 정작 필요한 갑상선 약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최소 네 시간은 떼어 놓으셔야 합니다.
철분제도 칼슘과는 사이가 나쁩니다. 같은 통로를 놓고 다투기 때문에 둘 다 손해를 봅니다. 하나는 아침, 하나는 저녁으로 나누는 것이 방법입니다.
골다공증 약을 아침 빈속에 드시는 분이라면 더 신경 쓰셔야 합니다. 그 약은 칼슘을 만나는 순간 손을 붙잡고 그대로 몸 밖으로 나가 버립니다. 약을 먹고 적어도 30분에서 한 시간은 물 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으셔야 합니다.
8. 칼슘 혼자서는 집을 짓지 못합니다
공사 현장을 떠올려 보십시오. 벽돌만 잔뜩 쌓아 둔다고 건물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벽돌을 나르는 사람, 시멘트를 개는 사람, 자리를 잡아 주는 사람이 다 있어야 합니다.
마그네슘이 그런 일꾼 중 하나입니다. 비타민D를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작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데, 이 친구가 없으면 비타민D를 아무리 넣어도 헛일이 됩니다. 견과류 한 줌, 통곡물, 콩자반 같은 것들에 넉넉히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K2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칼슘을 뼈 쪽으로 안내하고 혈관 쪽으로는 가지 않게 길잡이 노릇을 합니다. 청국장이나 낫토를 드시는 분이라면 이미 챙기고 계신 셈입니다. 다만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분은 이 성분 양을 갑자기 바꾸시면 안 되니 반드시 담당 선생님께 여쭤보십시오.
9. 일주일만 종이에 적어 보십시오
말로 하면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종이에 적어 보면 현실이 보입니다. 거창하게 칼로리를 계산하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달력 옆에 작은 메모지 하나 붙여 놓고 유제품, 두부, 생선, 푸른 채소를 먹은 날에 동그라미만 치시면 됩니다.
일주일 뒤 그 종이를 보시면 대부분 놀라십니다. 동그라미가 두세 개밖에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때부터가 시작입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더해 가시면 한 달 뒤에는 종이가 동그라미로 가득 찹니다.
10. 맺으며
제가 바꾼 것은 세 가지뿐입니다. 한 알을 반으로 나누어 두 번에 먹기, 아침에 우유 한 잔 더하기, 국물 남기기. 어렵지 않으면서 결과가 남는 방법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햇볕이 짧아지는 계절에 비타민D를 어떻게 지킬지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위한 것이며 개인별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콩팥이 좋지 않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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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칼슘)
2.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칼슘 섭취 실태
3. 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 진료지침 중 칼슘 보충 권고
4.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칼슘·골다공증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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