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건강 멘토 소구리입니다.
오십 무렵의 집에서 겨울밤에 종종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덥다며 창문을 열고, 한 사람은 춥다며 이불을 끌어당깁니다.
그 장면을 두고 성격 이야기를 하는 집이 있고,
호르몬 이야기를 하는 집이 있습니다.
같은 장면인데 다음 십 년이 달라집니다.
1. 열두 달로 정해지는 일
폐경은 어느 날 통보처럼 오지 않습니다.
월경이 열두 달 연속으로 없을 때, 그제야 지난 일로 확인됩니다.
우리나라 여성은 대체로 오십에서 오십둘 사이에 이 시기를 지납니다.
그런데 몸의 변화는 그보다 먼저 시작됩니다.
폐경 한두 해 전부터 신호가 오고, 폐경 뒤 삼 년에서 오 년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시기는 짧게 잡아도 오 년, 길게는 십 년에 가깝습니다.
성격이 변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고,
참고 견디자고 하기에도 너무 긴 시간입니다.
2. 참는 것이 미덕이던 세대
우리 세대의 여성들은 참는 것을 배우고 자랐습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밤새 잠을 못 자도 병원에 갈 생각을 잘 하지 않습니다.
남들도 다 겪는다는데, 유난스럽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의 증상은 유난이 아닙니다.
안면홍조와 땀은 한국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겪는 흔한 변화이고,
그 흔하다는 말이 곧 참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잠을 못 자면 낮이 무너집니다.
낮이 무너지면 마음이 무너지고, 마음이 무너지면 관계가 상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한 사람의 몸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3. 당장의 불편보다 무서운 것
사실 이 글에서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여기부터입니다.
여성호르몬은 지금껏 뼈와 혈관을 지켜 주고 있었습니다.
그 호르몬이 줄면 지키던 손이 놓입니다.
폐경 뒤 칠팔 년이 지나면 뼈가 약해지는 분이 늘고,
십 년쯤 지나면 혈관 병이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홍조와 불면은 견디면 지나가지만,
뼈와 혈관의 변화는 견딘다고 지나가지 않습니다.
이 시기의 관리는 오늘 편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십 년 뒤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4. 호르몬 치료는 시기가 반 이상입니다
호르몬 치료를 두고 걱정이 많으십니다.
정리하면 핵심은 시기입니다.
예순 이전이거나 폐경 후 십 년 안에 시작하는 경우에 주로 권합니다.
이 시기에는 증상도 좋아지고 뼈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을 앓으셨던 분, 원인을 모르는 질 출혈이 있는 분,
혈전이 생긴 적이 있는 분은 다른 길을 찾습니다.
호르몬이 아닌 약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 혼자 결론 내지 마시고, 산부인과에서 한 번 상의해 보십시오.
받으실지 말지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됩니다.
5. 이것만은 그냥 넘기지 마십시오
폐경이 지난 뒤에 다시 피가 비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갱년기 증상이 아닙니다. 검사가 필요한 신호입니다.
양이 적어도, 한 번뿐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산부인과에서 확인을 받으셔야 합니다.
6. 남편분들께
아내가 덥다고 창을 열면 이불을 하나 더 꺼내 덮으시면 됩니다.
그것이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같이 걸으십시오.
이 시기에 뼈를 지키는 방법은 칼슘과 비타민 D,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닷새, 하루 삼십 분이면 됩니다.
혼자 하면 사흘을 못 가지만 둘이 하면 계속됩니다.
7. 마무리
갱년기는 병이 아니라 시기입니다. 시기에는 끝이 있습니다.
다만 그냥 지나가지는 않고, 뼈와 혈관에 표시를 남기고 갑니다.
그 표시를 얕게 남기는 방법이 운동과 칼슘과 금연, 그리고 필요할 때의 치료입니다.
참는 것은 방법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폐경 뒤에 출혈이 있으시면 바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십시오.
참고한 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폐경기,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폐경이행기 및 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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